공감 그리고 느낌

일곱 살 때의 독서

하루살이.. 2007. 10. 25. 19:47


제 빛남의 무게만으로
하늘의 구멍을 막고 있던 별들,
그날 밤 하늘의 누수는 시작 되었다
하늘은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것이었던가
별똥별이 떨어질 때마다 하늘은 울커울컥 쏟아져
우리의 잠자리를 적시고 바다로 흘러들었다
그 깊은 우물 속에서
전갈의 붉은 심장이 깜박깜박 울던 초여름밤
우리는 무서운 줄도 모르고 바닷가 어느 집터에서,
지붕도 바닥도 없이 블록 몇 장이 바람을 막아주던
차가운 모래 위에서 킬킬거리며,
담요를 밀고 당기다 잠이 들었다
모래와 하늘,
그토록 확실한 바닥과 천장이 우리의 잠을 에워싸다니,
나는 하늘이 달아날까 봐 몇 번이나 선잠에 깨어
그 거대한 책을 읽고 또 읽었다
그날 밤 파도와 함께 밤 하늘을 다 읽어 버렸다
그러나 아무도 모를 것이다
내가 하늘의 한페이지를 훔쳤다는 걸,
그 한페이지를 어느 책갈피에 끼워 넣었는지를
  ..나희덕 - 일곱 살 때의 독서


    조심스레 한 걸음 다가서며 그 사람에게 묻고 싶어요 "당신도 지금 내가 그리운가요?" 스쳐가는 바람의 소맷자락에 내 소식을 전합니다. "나는 잘 있어요 당신을 그리워하며 이렇게..."


Lavava no Rio Lavava - 파두(Fado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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